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해지자 사람들은 국내로 발길을 돌렸는데요. 그중에서도 제주도는 국내 여행지 1위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제주도 여행 시 꼭 방문해야 한다는 관광명소 오름은 많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죠. 하지만 몇몇 오름이 크게 유명세를 치르면서 수많은 인파로 인해 방문이 꺼려지기도 하는데요.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은 일명 ‘숨은 보석’ 흔하지 않는 제주 오름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약초의 성지
백약이 오름
가장 첫 번째로 소개드릴 곳은 ‘백약이 오름’입니다. 백약이 오름은 제주 표선면 성읍 2리 입구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구좌읍 송당리와의 접경에 위치한 오름이며 예로부터 약초가 많이 자생하고 있다고 하여 백약이 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분화구의 형태는 다소 둥글고 넓적하며 그 안에는 층층이 꽃, 향유, 쑥, 방아풀, 꿀풀, 쇠무릎 등 다양한 약초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백약이 오름을 오르기 위해서는 성읍 목장을 지나가야 하는데요. 목장 안으로 들어서면 방목된 소들 또한 여행객들을 반겨줍니다. 오름을 계속해서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트랙 모양의 산정부를 따라 주변의 여러 오름들을 볼 수 있는데요.
동북쪽으로는 동거미 오름, 그 옆으로 문석이 오름, 북쪽으로 아부 오름, 서쪽에 민오름, 남서쪽에 개오름 그리고 멀리 보이는 영주산까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 백약이 오름은 자연휴식년제에 따라 지난 2020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정상부 앞 탐방로까지만 접근할 수 있고 정상 봉우리에는 출입이 불가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영화 늑대소년의 배경지
물영아리 오름
다음으로 알아볼 곳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위치한 물영아리 오름입니다. 물영아리 오름은 지난 2000년에 최초로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곳인데요. 분화구에 물이 고인 습지를 품고 있어 물이라는 접두어가 붙고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의 영아리가 붙어 ‘물영아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물영아리의 오름 산신이 노하면 분화구 일대가 안개에 휩싸이고 천둥번개와 폭우가 쏟아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죠.
물영아리 오름을 오르다 보면 소들이 유유히 거니는 목장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이곳은 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자(김향기)와 동네 꼬마 친구들이 철수(송중기)와 야구를 하며 놀던 장면의 배경지로도 유명합니다. 푸른 초지 뒤로 빽빽하게 둘러선 삼나무 숲이 인상적인데요. 초원 부지가 매우 넓기 때문에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물영아리 오름은 수망리 중잣성 생태 탐방로와도 연계되어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며 여유를 즐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이한 명칭의
안친오름(알진오름)
다양한 별명을 지니고 있는 이 오름은 다름 아닌 ‘안친오름’입니다. 안친오름은 아진 오름, 알진 오름, 좌악, 좌치악, 아친악 등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모두 오름의 형상이 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사람의 모양과도 닮았다 하여 유래된 명칭입니다. 더불어 ‘안친’은 ‘앉히다’에 대응하는 제주어 ‘안치다’에서 따온 말이죠.
Instagram@sumsoojo
높이 192m, 둘레 924m, 총면적 4만 6,443m² 규모의 기생 화산으로 전체적으로 평평하며 이로 인해 오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더불어 다랑쉬 오름, 안돌 오름, 체오름, 둔지 오름 등이 주위에 솟아있어 안친오름보다 높은 오름들을 관찰할 수도 있죠. 높지 않은 일대이다 보니 안친오름은 대부분 농경지로도 조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안친오름에서는 말굽형 분화구를 만나볼 수 있으며 분화구 안쪽에 넓은 풀밭이 펼쳐집니다.
은빛 억새가 물결치는
따라비오름
따라비오름은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하여 3개의 분화구와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오름인데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봉우리가 어우러져 서로 부드러운 등성이로 연결되어 있으며 원형 분화구 안에 3개의 소형 화구를 따로 갖고 있는 특이한 화산체입니다. 화산이 폭발할 때 분출된 용암이 부드러운 산세를 만들어냈고 가을이 되면 이곳을 은빛 억새 군락이 가득 채워 장관을 이루죠. 이런 황홀한 풍경을 본 사람들은 따라비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억새풀 사이로는 오솔길이 놓여있어 걷기 좋으며 인생 샷을 남길 수도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머물다 가는 곳인데요. 약 30분 정도만 오르면 따라비 오름의 정상에 도착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탐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오름의 꼭대기에서 근처 풍경을 바라보면 큰사슴이 오름을 마주할 수 있으며 새하얀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제주 토종 억새는 10~ 11월 사이에 만발의 극치를 이룬다고 하니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면 방문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원형 삼나무 숲을
볼 수 있는 아부 오름
아부 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오름으로 화구가 매우 큰 오름에 속하는데요. 일찍부터 아보름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송당마을과 당오름 남쪽에 있어 ‘앞 오름’이라는 명칭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가운데가 움푹 파여있는 산 모양을 지니고 있어 마치 어른이 믿음직하게 앉아있는 모습과도 같다 하여 ‘아부 오름’이라고 불렀죠.
높이는 301m에 달하며 오름 둘레까지 오르는데 어렵지 않아서 많은 여행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곳입니다. 오름 정상에 오르면 둥그런 굼부리가 파여있으며 이 안에 원형 삼나무 숲이 존재하고 있어 다른 오름과는 달리 특별한 모습을 띄고 있죠. 해당 삼나무 숲은 인공적으로 심은 것이며 이외에도 송양지꽃, 풀솜나물, 향유 쥐손이풀, 청미래덩굴 찔레 등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 공간입니다. 제주의 자연을 한껏 느끼고 싶다면 아부 오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진출처 : 비짓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