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고? 아무도 몰랐던 스트레스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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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는 믿음’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티비나 뉴스, 서점에는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한 자료들이 가득합니다. 정말 우리가 매일같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맹수로부터 위협을 받는다고 착각한 원시적인 우리 몸의 에러일까요? 우리의 몸은 정말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설계된 걸까요?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인 3만 명을 8년간 추적하며 어떤 사람들이 조기 사망하는지 조사했습니다. 지난 기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대답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43%나 높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높아진 사망률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한 사람들 중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라고 믿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입니다.

똑같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대답했지만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은 사망률이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들보다도 사망률이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결국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스트레스’가 아닌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는 믿음’이었던 겁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의 변화’

출처 – TEDGlobal 2013, ‘스트레스를 친구로 만드는 법’ 편
스탠포드의 건강 심리학자 캘리 맥고니걸은 이 발견을 시작으로 스트레스를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정말 놀라운 발견으로 이어집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의 변화만으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놀랍게도 그녀의 연구는 “그렇다”고 말합니다.

출처 – pinterest / glassdoor

호텔에서 매트리스를 들어 올리고 두꺼운 이불을 털며 매번 허리를 굽히는 하우스키퍼 분들의 일은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노동입니다. 한 시간에 300 칼로리를 소모하는 활동이며, 이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중 에어로빅 등과 맞먹는 강도의 노동입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알리아 크럼 박사는 미국 호텔에서 근무하는 하우스키퍼들을 대상으로 건강을 체크했는데, 그들의 신체 건강이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만 일하는 일반 회사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평소 운동을 얼마나 하느냐고 묻자, 그들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 자체가 운동과 다를 바 없었지만 말입니다.

크럼 박사는 하우스키핑에 소모되는 칼로리를 알려주는 포스터를 만들어 7개의 호텔 중 4개의 호텔에서 일하는 하우스키퍼들에게 전달했습니다. 4주 후 크럼 박사는 그들을 다시 찾았는데 그 결과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포스터를 전달받은 하우스키퍼들의 몸무게는 줄어들었고, 체지방까지 낮아진 겁니다. 일 외에 그들의 기타 운동량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으며, 바뀐 건 오로지 ‘하우스키핑은 단순노동이 아닌, 칼로리를 소모하는 운동이다’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피실험자들에게 두 종류의 음료를 마시게 한 후  ‘배고픔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그렐린의 수치를 측정했습니다. 이 배고픔 호르몬이 증가하면 신체는 배고픔을 느끼고,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 배고픔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제공된 두 음료 중 하나에는 “그대가 누려야 할 사치 620 칼로리”라고 적혀있는 음료였고, 다른 하나에는 “죄책감 없는 만족함, 140 칼로리”라고 적힌 제품의 음료였습니다. 실험 결과 피실험자들의 배고픔 호르몬 수치는 620 칼로리 음료를 마셨을 때 크게 줄어들었고, 140 칼로리 음료를 마셨을 때는 조금밖에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두 음료 모두 사실 380 칼로리의 동일한 음료였다는 겁니다. 체내 그렐린 호르몬의 수치를 바꾼 것은 그들이 마신 음료가 아닌 ‘그들이 마신 음료에 대한 믿음’이었던 것입니다.

‘스트레스의 긍정적 이미지’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해롭지 않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건강이 좋았던 이유는 뭘까요?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빨라지는 심장 박동은 다가올 어려움에 맞서 신체를 준비하는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작용이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빠지는 호흡은 산소를 뇌에 빠르게 보내 어려운 상황에서 뇌가 잘 기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효과입니다.”라는 식으로 스트레스가 신체에 이롭다는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정말 놀랍게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축되던 혈관이 스트레스를 느끼고도 이완된 상태로 유지되었습니다. 매일 칼로리를 소모하던 하우스키퍼들이 포스터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운동 효과를 누렸던 것처럼 스트레스에도 우리가 몰랐던 사실이 있습니다. 혈관은 이완된 상태로 유지되고, 호흡과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상태는 우리의 몸이 용기를 낼 때의 상태와 같다는 것이죠.

‘코르티솔과 DHEA’

스트레스의 반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과 DHEA 두 호르몬이 나오는데, 코르티솔이 너무 많아지면 신체는 성장을 멈추고 면역체계가 망가지며 우울감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DHEA가 많아지면 신경 퇴화가 억제되고, 면역 체계가 활성화되며 우울감이 완화됩니다. 또한 DHEA는 집중력과 인지력을 강화하는 호르몬으로 ‘뇌의 스테로이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 예로는 DHEA 비율이 높은 학생일수록 대학에서 학점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반대되어 보이는 두 호르몬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같이 분비된다는 것입니다. 연구원들은 피실험자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이 두 호르몬을 측정했습니다. 그 후 스트레스가 몸에 이롭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상을 3분간 시청하도록 하고 다시 실험 참가자들에게 스트레스를 받게 한 후 호르몬을 측정했습니다. 그들의 코르티솔 분비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놀랍게도 DHEA 분비량이 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스트레스가 몸에 이롭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정말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에 이로운 방향으로 호르몬을 분비한 것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오류’

우리는 어째서 스트레스의 나쁜 점만 보게 되었을까요? 스트레스는 상당히 최근에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스트레스의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헝가리의 내분 지학자인 한스 셀리에는 1936년 소의 난소에서 추출한 호르몬을 실험 쥐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호르몬을 투여한 쥐들에게서 궤양이 생기고 면역체계가 망가져 버리는 끔찍한 일이 일어납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셀리에는 각종 용액을 주사기로 주입하며 결과를 관찰했는데, 콩팥에서 추출한 호르몬과 비장에서 추출한 호르몬 모두 실험 쥐의 건강을 크게 악화시켰습니다.
실험 결과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셀리에는 불현듯 건강 악화의 원인이 호르몬이 아닌 ‘그들이 처해진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실험을 진행합니다. 셀리에는 실험 쥐에게 쉬지 않고 운동을 시키거나 강력한 폭발음을 연속해서 들려주는 등의 끔찍한 상황을 만들어 실험 쥐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도록 했습니다. 실험 쥐의 건강은 굉장히 악화되었고 어떠한 물질을 주입하지 않아도 정신적으로 고통만 주면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셀리에는 이것을 ‘스트레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실험 쥐가 사방이 막힌 낯선 환경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폭발음을 들으며 커다란 흉기가 몸을 관통하는 끔찍한 고문으로부터 발견한 ‘스트레스’를 섣불리 현대인의 일상에 적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우리 현대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감히 어떻게 실험 쥐가 받은 고문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이 오류는 완전히 무시된 채 셀리에의 연구는 담배 회사로부터 크게 환영받을 수 있었고, 셀리에는 그들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계속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는 미국 의회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스트레스는 악명 높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입니다.

‘뇌의 운동이며 신체의 영양분’

출처 – TEDGlobal 2013, ‘스트레스를 친구로 만드는 법’ 편
출처 – ‘1분과학’ 유튜브
이제 우리는 스트레스의 이미지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절대 나쁜 스트레스가 아니며, 스트레스는 뇌의 운동이고 신체의 쓴 영양분입니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스트레스의 이로운 점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스트레스가 쥐를 똑똑하게 만든다는 연구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과 안 받은 쥐들을 상대로 기억력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2주 전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이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기억력이 월등히 좋아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놀라운 결과의 원인을 계속 연구한 결과, 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뇌가 기억 저장소에 새로운 신경 세포를 만든 것입니다.

출처 – robert half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강하고 짧은 스트레스를 여러 번 받으면 뇌 속에서 BDNF가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BDNF는 뇌 속의 뇌세포를 보호하고, 새로운 뇌세포를 생성하도록 돕는 뇌 안의 단백질입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옥시토신은 스트레스로부터 심장을 보호하고 심장 세포의 재생을 돕습니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는 뇌에서 뉴런을 서로 연결해 주는 뉴로트로핀과 면역 체계를 관장하는 인터류킨을 분비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의 선입견을 제대로 바꿔주는 재미있는 사회 실험이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피실험자들이 스트레스를 받게끔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모의 면접을 보게 하고, 상대방과 인지력 대결을 시키며 참가자들의 스트레스를 높였습니다. 그 후 신뢰를 바탕으로 돈을 거래하는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은 참가자들의 행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연히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몫을 더 챙기려 할 것 같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피실험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50%나 더욱 자비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들이 겪은 스트레스가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이었다면 그들의 자비로운 행동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출처-SBS
캘리 맥고니걸은 “스트레스를 없애려고 하지 말고,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위협이라고 믿는다면 신체는 그 위협에 투쟁과 도피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똑같은 운동을 해도 노동이라고 생각하면 운동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노동의 피곤함을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스트레스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참고 논문>
– Kellar A 외 6명, “Does the perception that stress affects health matter? The association with health and mortality”
– Moore RC 외 7명, “Complex interplay between health and successful aging: role of perceived stress, resilience, and social support”
– Fatih Ozhay 외 5명, “Social Support and Resilience to Stress”
– Raphael J. Leo, Mark D. Seery, E. Alison Holman, Roxane Cohen Silver, “Lifetime exposure to adversity predicts functional impairment and healthcare utilization among individuals with chronic back pain”
– Mark D. Seery, E. Alison Holman, Roxane Cohen Silver, “Whatever Does Not Ki Us: Cumulative Lifetime Adversity, Vulnerability, and Resilience”
– Elizabeth D Kirby 외 6명, “Acute stress enhances adult rat hippocampal neurogenesis and activation of newborn neurons via secreted astrocytic FGF2”
– Cosi C. 외 5명, Repeated restraint stress increases BDNF plasma levels in rat: effects of milnacipran, pregabalin and duloxetine
– Aschbacher K 외 5명, “Good stress, bad stress and oxidative stress: insights from anticipatory cortisol reactivity.”
– Crum, Alia J., William R. Corbin, Kelly D. Brownell, and Peter Salovey. “Mind over Milkshakes: Mindsets, Not Just Nutrients, Determine Ghrelin Response.” Health Psychology 30, no. 4 (2011): 424–29
– Petticrew, Mark P., and Kelley Lee. “The ‘Father of Stress’ Meets ‘Big Tobacco’: Hans Selye and the Tobacco Industry.”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101, no. 3 (2011): 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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