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구들과 연락까지 끊을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사른 배우들
지방 출신의 사람들이 완벽한 표준어를 연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투리를 고치기 위한, 또 사투리를 연기하기 위한 스타들의 노력을 소개해 드린다.
강단있는 연락두절파
경남 마산 출신의 황정민
배우의 꿈을 품고 계원예고에 입학한 황정민.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사투리 연기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투리를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가 가장 먼저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부모님과 1년 동안 말을 하지 않는 것.
게다가 황정민은 말을 갓 시작한 아기의 발음이 가장 정확하다는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아기들의 발음을 녹음해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는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 영화 ‘신세계’에선 찰진 전남 여수 사투리로 호평을 받았다.
전남 완도군 소완면 출신의 위하준
전남 완도군에서도 한 시간 가량 배를 타고 더 들어가야하는 작은 섬 소완도 출신의 위하준. 19살의 어린 나이에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온 그는 도무지 사투리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강단있게 친구들과 1년 가량 전화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
대신 문자로만 친구들과 연락을 지속한 위하준. 덕분에 친구들은 그에게 ‘왜 힘들 때도 연락하지 않느냐’며 섭섭해하기도 했다고. 위하준 역시도 표준어를 쓰는 친구들에게 녹음을 부탁해 공부했다고 한다.
끊임없는 자기주문파
부산을 대표하는 ‘짱구’ 정우
영화 ‘바람’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말 그대로 네이티브 부산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 정우. 과거 라디오에 출연해 부산 사투리를 고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는 고향 청취자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
이에 자신만의 비법을 공개한 정우. “나는 사투리를 안 쓰고 있다. 나는 지금 표준어를 쓰고 있지. 아마도” 등의 자기 주문으로 표준어를 완성했다고 한다. 말은 그렇지만 아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말한게 아닐까?
부산 출신이지만 팔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박세완
박세완 역시 부산 출신 배우로 표준어 연기는 물론 2019년 ‘두 번은 없다’에서는 충청도 토박이 캐릭터를, 영화 ‘육사오’에서는 북한 군인을,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연기했다. (‘땐뽀걸즈’에서는 네이티브 경남 사투리 구사)
처음 표준어 공부를 할 때 홈쇼핑을 보면서 공부했던게 다른 지역 사투리를 배우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음으로 노래를 외우거나 중국의 성조를 외우듯 사투리도 외웠다고 합니다. 앞으로 강원도와 제주도 사투리도 정복할 그녀가 기대가 된다.
매체를 통해 표준어를 자주 접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로 오히려 수도권 출신의 배우들이 사투리 연기를 할 때 연기력과는 별개로 어설픈 사투리로 극의 몰입도를 깨곤 한다. 과연 그 벽을 넘어 완벽한 사투리 연기를 펼치 배우는 누가 있을까?
스승님을모십니다파
부산 출신 이시언에게 사투리 과외받은 남궁민
연말 연기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배우 남궁민. 과거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부산 출신의 이시언에게 사투리 과외를 받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이시언은 “표준어 연기를 못해서 사투리 연기로 데뷔한 사람”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시언의 이도저도 아닌 사투리 연기에 실망하고 만 남궁민. 결국 아직도 부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시언의 친구에게 전화해 생생한 사투리 특강을 듣고나서야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동원이 게임은 최동원이가 나간다고’의 조승우
영화 ‘퍼펙트 게임’의 조승우. 극 중 한국 야구계의 전설인 최동원을 연기한 그는 야구선수로서의 모습은 물론 흠잡을 데 없는 사투리 연기를 펼친 바 있는데, 그의 사투리 스승이 바로 부산 출신의 배우 김윤석.
연극계 선후배이자 ‘타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두 사람. 조승우는 특별히 김윤석에게 부탁해 사투리 대사를 녹음, 공부했다고 한다. 참고로 조승우는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는 훌륭한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보인 바 있다.
사투리 너무 잘 해 그 지역 출신인 줄 알았는데…
고향이 전라도 아녔어? 인천 토박이라는 성동일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내내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성동일’ 역할로 출연했던 배우 성동일. 아내 역할을 맡은 이일화는 경상도 사투리를 성동일은 전라도 사투리를 연기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이색적이었다.
네이티브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해 고향이 전라도 지역인가 싶지만 외가가 전남 화순일 뿐 나고 자란 지역은 바로 인천이라는 인천 토박이. 하지만 “입금 즉시 팔도 사투리가 가능하다”는 그는 연예계 대표 사투리 연기 능력자.
그 어렵다는 제주도 사투리를 완벽구사한 이정은
올해 방영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제주도 토박이 ‘은희’ 역을 맡은 이정은 역시 서울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완벽한 사투리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드라마 촬영 1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아예 생활하며 사투리를 익혔다고.
이정은 역시 성동일과 마찬가지로 팔도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넘사벽 연기력의 소유자인데 과거 ‘변호인’ 촬영 때 그의 연기를 본 송강호가 “부산 출신이냐?”고 물을 정도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