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개봉작인 ‘파도가 지나간 자리’. 외딴섬의 등대지기와 그의 부인이 2번의 유산 후 운명처럼 파도에 떠내려온 아기를 키워가던 중 수년 후 친엄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웰메이드 감성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연인으로 발전해 2017년 정식으로 결혼했으며, 2021년에는 두 사람을 꼭은 아들을 품에 안았습니다.

두 사람은 배우라는 같은 직업을 가졌으며, 한 작품에서 만나 부부가 되었다는 사실 외에도 독특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각각 유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주인공을 맡았던 것인데요.

마이클 패스벤더는 2016년 ‘어쌔신 크리드’에,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2018년 ‘툼 레이더’ 리부트 판의 주인공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엄청난 인기를 끈 게임 시리즈를 실사화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성과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특히나 먼저 선보인 ‘어쌔신 크리드’는 마이클 패스벤더 외에도 제레미 아이언스와 마리옹 꼬띠아르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는데요. 애초에 3부작으로 기획되었으나 1편이 폭망해 속편들의 제작이 자연스레 무산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툼 레이더’는 조금은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특히나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했던 2000년대 초반 작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과 함께 알리시아 비칸데르 역시 원작 게임상의 캐릭터를 충실히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손익분기점은 넘겼습니다.

해당작 역시 속편이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1편을 연출했던 로아르 우테우 감독이 하차하고 다른 감독으로 변경되는가 하면, 코로나19로 촬영이 미뤄지다 판권이 원작자에게 돌아가며 알리시아 비칸데르 역시 하차하게 됩니다.

그런 두 사람이 ‘곡성’의 나홍진 감독의 신작인 ‘호프(HOPE)’에 나란히 출연한다는 놀라운 소식입니다. 고립된 항구마을 호포항 외곽에서 미지의 존재가 목격된 후, 그 실체를 수색하던 주민들이 마을이 파괴될 위기에 놓이자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그리는데요.

두 사람은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의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입니다. 여느 SF영화와는 궤를 달리할 예정이며, 한 줄 설명으로 담을 수 없는 다양하고 잔혹한 슬픈 이야기가 녹아있는 작품이라는 ‘호프’.

올 중순부터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며 한 편의 영화가 아니라 총 3부작이 되거나 그보다 더 확장된 이야기로 진행될지도 모른다고 해 또 다른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